175명 중 125명의 승객이 사망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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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품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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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8개월 전에 촬영된 항공기.
1996년 11월 23일 에티오피아 항공 961편은 인도 뭄바이에서 출발하여,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케냐의 나이로비, 콩고 공화국의 브라자빌, 나이지리아의 라고스를 경유하여 최종적으로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으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뭄바이를 출발한 961편은 순조롭게 첫 번째 기착지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후 케냐의 나이로비로 향하는데 이때 탑승객중 3명이 바로 납치범 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적당한 시점이 되자 이들 3명은 자신들이 무기와 폭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승무원을 협박하여 조종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부기장을 폭행해서 내쫒고 부기장 자리에 앉았다.
너무나도 아찔한 상황... 그러나 한줄기의 빛이 보였다.
기장 레울 아바테
무식한 납치범과 베테랑 기장
납치범들은 이후 조종사들에게 자신들이 1995년에 수립된 에티오피아 정부에 저항하다가 투옥됐던 정치범이라고 주장하였으며 11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헛소리다.)
비록 석방됐지만 에티오피아에서는 더 이상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므로 정치적 망명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레울 아바테 기장에게 협박을 했다.
"당장 호주로 가라. 그렇지 않으면 여객기를 추락 시키겠다."
이때 이들이 호주로 가기를 원한것은 당시 객실 책자에 나와있는 보잉 767 기종의 최대 항속거리가 호주까지 갈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기장은 어이가 없었다.
당시 비행기의 연료로는 도저히 호주로는 갈 수 없었다.
기장은 이들에게 말했다.
"여객기는 원래 최대 항속거리까지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운항하는 거리까지만 갈 수 있는 양의 연료를 싣고 다니는 것이다."
"지금 가고 있는 나이로비에서 재급유를 받을 예정이라 호주까지 갈 수 있을 만큼의 연료가 지금 이 비행기에 들어있지 않다.
"이대로 날아 호주까지 가려고 시도하다간 중간에 연료가 다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납치범은 기장에게 헛소리 하지 말라며 그의 말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고 호주로 향하라는 말만 계속 했다.
게다가 기장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는데
이미 이전에 두 번의 하이재킹을 경험했었다.
1992년 4월 12일에는 보잉 727을 조종하던 중 수류탄을 든 납치범들이 조종석에 들어와 강제로 나이로비로 날아가야 했던 일도 있었고,
1995년 3월 17일에는 보잉 737-200을 조종하던 중 납치범들이 조종석에 들어가 스웨덴으로 날아가라고 협박을 한 적도 있었다.
이 두 건의 납치사건에서 기장은 단 한명의 인명피해를 내지 않고 안전하게 항공기를 착륙시킬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이 그의 인생에서 세번째 하이재킹 이었다.
그래서 기장은 이번에도 최대한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납치범들의 행동은 당황스러웠다.
기장은 일단 그들의 요구대로 기수를 돌리는 시늉을 하면서 아프리카 대륙 동부 해안선을 따라 비행했다.
이는 필요시에 가까운 인근 공항 또는 바닷가에 비상착수를 할 심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납치범들도 어지간히 바보는 아니였는지 여전히 해안선이 보이는 것을 눈치채고는 동쪽으로 향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기장도 더 이상 그들을 속일 수 없었기에 기수를 동쪽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승객쪽에서는 에티오피아 내전의 참상을 세계로 알린 저널리스트 모하메드 아민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승객과 승무원들을 향해 "힘을 합쳐 저 납치범들을 제압하자. (우리가 수적으로 우세하니)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겁에 질린 사람들은 아무도 그의 말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비행기는 부족한 연료를 싣고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코모로 제도의 사진
노련한 아바테 기장은 노련한 판단으로 일단 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납치범들이 비행기가 동쪽으로 향한다고 믿게 한 뒤, 바다에 추락하여 모두 죽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자 은밀히 코모로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면서 동시에 연료가 떨어져가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납치범들은 여전히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호주타령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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